“HEU 등 핵물질 도난·불법거래 18년간 33건” IAEA에 신고 접수

입력 2011-11-18 22:03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이 도난당하거나 불법 거래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된 건수가 1993년 이후 33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한충희 대변인은 18일 “IAEA가 운영 중인 국제불법거래데이터베이스(ITDB) 자료를 확인한 결과 HEU 신고건수가 23건, 플루토늄은 10건이었다”며 “회수된 HEU 총량만 12㎏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핵무기 1개를 만들려면 HEU는 25㎏. 플루토늄은 8㎏이 필요하다. 대량 인명 살상용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1년에 한두 번 꼴로 탈취되거나 불법 거래되는 상황인 만큼 핵 테러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ITDB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신고된 사례는 지난 6월 동유럽의 몰도바공화국 수도 치시나우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우라늄235 1㎏을 2000만 달러에 밀매하려던 일당 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우라늄235는 농축도가 20%를 넘으면 핵무기 제조도 가능하다. 몰도바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우라늄238을 밀거래하던 일당 3명이 붙잡혔다. 우라늄235는 국제 암시장에서 ㎏당 3000만∼1억5000만 달러를 호가한다.

앞서 2007년 11월 남아공에서는 무장괴한 4명이 1만 볼트의 전기철조망과 경보시스템을 뚫고 ‘펠린다바’ 원자력 연구센터에 침입했다 곧바로 체포됐다. 당시 센터에는 핵무기 25∼3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인 HEU 750㎏이 보관돼 있었다. 2006년에는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러시아인이 농축도 89%의 HEU 80g을 100만 달러에 팔려다 붙잡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