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재난 속 추수감사절 이웃을 돌아보고 손을 내밀라”
입력 2011-11-18 12:30
20일은 추수감사절이다. 기독교의 3대 명절 중 하루다. 세계의 수많은 교회는 이날을 추수감사예배를 드리며 지킨다. 올해도 그 어느 해 못잖게 일도 많고 탈도 많았다. 터키의 지진과 일본 후쿠시마의 쓰나미, 태국의 수도 방콕의 침수 등 굵직한 대재앙만 꼽아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국내도 서울 우면산 산사태 등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고통만 바라보면 희망의 출구가 안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감았다가 뜨면 감사할 일이 수두룩하다. 기독교는 감사와 사랑의 종교다.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이웃에 대한 나눔은 기본이다.
성경엔 가인과 아벨도 첫 소출에 대한 감사를 드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메시지는 하나님은 모든 것을 내놓은 아벨의 예배는 받으셨지만 믿음이 부족한 가인의 예배는 외면했다고 전한다.
사도행전 6장에 나오는 루디아야말로 성경에 나오는 ‘감사의 대명사’라고 할 만하다. 그는 구원받은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자신의 집을 내놓았다. 이 집이 바로 사도 바울이 세운 빌립보교회다.
추수감사절의 유례는 영국 국교회에 대한 프로테스탄트 운동에서 시작됐다. 초기 102명의 필그림파더스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나 신대륙에서 1621년 첫 수확을 감사하며 드린 것이 시초다.
한국은 1908년 예수교장로회 제2회 노회에서 양력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정했다가 1914년 조선예수교 제3회 총회에서 11월 셋째 주일 후 수요일로 정한 뒤 현재에는 11월 셋째 주일에 감사절을 지키고 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교회와 성도들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창세기 4장 말씀에 나오는 것처럼 ‘날들의 끝’에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린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난 여름,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지만 늦더위로 농촌의 들녘은 황금물결로 넘실거렸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이 정도나마 성장을 이뤘다. 무엇보다도 감사해야 할 일은 신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구원받은 것에 대한 감사다. 성경은 구원을 두고 자다가도 깜짝 놀라 일어날 정도로 감사한 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는 이날 ‘이주 노동자 및 유학생 무료 검진 및 진료’와 ‘사랑의 과일 나누기’를 실시한다. 이주 노동자와 유학생 121명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진료는 만나교회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행사다. 서울 서소문교회(유재원 목사)는 이날 노숙인 100여명을 초청해 떡과 음식을 대접한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오는 27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며 저소득 장애인 1200가정과 북한이탈주민 200가정에 20㎏씩 사랑의 쌀을 전달할 계획이다.
추수감사절은 1년 동안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를 정성껏 드리는 날이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감사할 게 없다는 탄식과 볼멘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성경에 하나님은 마음으로 감사를 드려도 받으시는 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서울 도봉동 광염교회 조현삼 목사는 “추수감사절은 신앙인들이 한 해를 지내면서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감사를 기억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절기라 여긴다”며 “올해 추수감사절 헌금으로 니제르 무슬림 과부들을 위한 자활비용과 선천적 얼굴기형 환자 수술, 어려운 교회 목회자 가정 지원 등에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