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오바마, 발리서 어색한 만남… 美, 한미FTA 처리 후 세번째
입력 2011-11-18 23:39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어색한’ 대면을 했다. 지난달 미 의회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한 뒤 프랑스 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다. 세 번 모두 미국이 기다리는 한·미 FTA 국회 처리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악수를 나눠야 했다.
이 대통령은 저녁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전야제격인 ‘갈라만찬’에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19일에는 오전·오후 EAS 정상회의와 오찬을 함께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갈라만찬은 18개국 정상이 문화공연을 보며 즐기는 자리여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따로 한·미 FTA를 논의할 여지가 없었다”며 “19일에도 한·미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가 참여하는 EAS에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가 가입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번에 직접 참석했다.
앞서 한·중 양자회담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북·미, 남북 대화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이 대통령 방중 초청을 전하며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후 주석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최근 홍수 피해를 입은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가 “수자원 관리와 홍수 방지를 위해 한국의 4대강 사업 경험을 전수받고 싶다. 한강에 있는 여주(이포보)를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잉락 총리를 공식 초청했다.
한국과 아세안은 2015년까지 15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한 양측 교역량 목표를 조기 달성키 위해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 개정 의정서에 서명했다. 각종 행정절차를 간소화한 이번 개정은 한·아세안 FTA 공동이행위원회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방법으로 이 대통령이 국회에 제안한 것과 같은 절차다.
발리=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