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사랑받는 교회가 되려면...
입력 2011-11-18 19:09
[미션라이프] 경기도 안양시 신광교회(김문건 목사)는 안양 구도심 서민 지역에 위치한 조그만 교회다. 김문건 담임목사는 지역주민과의 접촉점 마련을 위해 바자회를 개최했고, 수익금 절반을 떼 마을을 위한 작은 도서관을 지었다. 여기까지는 많은 교회들이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신광교회가 다른 점이 있다.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행사 준비 때부터 주민들이 물품을 기증하거나 바자회 당일엔 주민들이 음식을 직접 조리했다. 도서관 설립 이후엔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광주시 숨-쉼교회(안석 목사)는 교회 건축을 할 때 아예 예배당 대신 북카페를 지었다. 카페는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해 주민들의 호응을 높였다. 공중무역 캠페인도 벌이고 시민단체와 함께 공정무역 행사도 개최했다. 해마다 카페에서 다양한 주민모임도 열리고 있다. 안석 목사는 “지역운동을 통한 관계 중심의 전도를 하려다 보니 교인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사역을 통해 교회의 인지도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성암교회(조주희 목사)는 전통교회에서 최근 교회 전체가 지역을 위한 교회로 완전 탈바꿈한 사례다. 막연하게 지역 주민을 위한 건물을 마련했지만 방법을 몰라 한 연구소의 컨설팅을 통해 교인들보다 주민들의 필요를 우선 고려했다. 카페나 도서관 이름을 정할 때도 주민들의 공모를 거쳤다. 최근엔 카페에서 인문학 강좌를 열어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층의 교회 등록이 크게 늘었다는 게 교회 측의 설명이다.
18일 오후 2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주최로 열린 ‘교회와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세우기 워크숍’ 사례들이다.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주민에 의한’ 다양한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교회들이다.
기조발제를 한 실천신대원 정재영(종교사회학) 교수는 “한국교회가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을 해왔지만 많은 경우 복음전도의 수단으로 여기거나 도덕적 우월감에서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며 “그마저도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대형교회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공동체에 대한 관점으로 지역사회를 향한 목회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공동체의 관점에서 보면 특정인이 우월한 위치를 점하거나 주종의 관계를 이루지 않고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이라며 “교회 역시도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다른 구성원들을 존중하며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