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둘레탐방길 조성 신중해야
입력 2011-11-18 17:29
한라산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은 과거부터 이용하던 길을 연결한 수평 탐방길이다. 최근 조성된 북한산 둘레길과 태안 해변길은 국립공원 내 자연과 주변 생태계를 고려해 최소한의 변형이 이뤄지도록 조성되었다.
웰빙 문화 발달은 새로운 생태 탐방로 개설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근린공원과 연결되거나 인근 국립공원과 연결된 둘레 탐방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생태적 부작용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을 대표하는 생물종을 인위적으로 육성해 자연성을 훼손하고, 산림 생태계의 단편화와 생물 유전자원 감소가 가져올 생물다양성의 감소 같은 부작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태적 악영향 등을 두루 검토하지 않을 경우 생태 탐방로의 가치마저 저하될 것이다. 사업 계획 단계에서 생물자원 파악과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영향들을 고려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둘레 탐방길 조성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백상흠(속리산국립공원 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