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는가 ⑤
입력 2011-11-18 17:43
도올 김용옥 교수는 우주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으로 보며, 우주 자체가 신(神)이라고 여긴다. 그는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저서에서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것을 믿는 기독교 신앙을 일종의 정신병의 환각으로 치부한다. 그는 주장한다. “‘도대체 이 세계가 탄생의 원인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모든 사물이 완전한 태초를 가져야만 한다는 생각 자체가 우리 상상력의 빈곤에서 오는 정신병에 불과하다’라는 러셀의 말대로 존재론자나 기독교인들은 대체로 이러한 정신병의 환각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도올은 우주는 자족적이기 때문에 원래부터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 발견한 사실은 도올의 주장과는 정반대다. 우주는 영원 전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다. 천체물리학자 P.C.W. 데이비스는 ‘빅뱅 이전에는 물질도 에너지도 그리고 시공간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레온 레덜맨은 “최초 시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간도 없고, 시간도 없고, 물질도 없고, 빛도 없고, 소리도 없는 완전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한다. 현대 우주과학은 태초에 아무런 물질체도 없었다고 밝힌다. 따라서 물질체인 우주는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더욱이 우주 과학자 존 배로우와 프랭크 티플러는 ‘우주가 진실로 무(無)로부터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거의 모든 저명한 우주 과학자 역시 여기에 동의한다.
63빌딩이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생겨났다는 말을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데 과학자들은 거대한 우주가 하루아침에 ‘펑’ 하는 대폭발과 함께 무(無)로부터 생겨났다고 한다. 과연 우주가 무로부터 탄생될 수 있겠는가? 과연 ‘무엇’(something)이 ‘아무것도 없는 것’(nothing)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가? 형이상학적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는 아무것도 나올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다. 우주 탄생을 말하는 빅뱅 이전에는 아무런 물질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어떠한 물리적 입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우주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이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미국 아마존이 선정한 과학부문 최고의 책이라 불렸던 ‘오리진: 140억년의 우주 진화’에서 닐 타이슨과 도널드 골드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주가 시작되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우주는 항상 거기 있었다’고 대답하는 것은 만족스러운 대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신이 존재하기 전에 무엇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신은 항상 존재하였다’라는 대답은 만족스러운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이다(출 3:14). 이것을 믿는 것은 정신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가장 믿을 만한 것을 믿는 것이며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서울 큰나무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