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만 골라 뽑은 지젝 읽기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입력 2011-11-18 17:55


슬라보예 지젝을 ‘피상적으로’ 읽기. 저자는 지젝을 인용해 피상적 인문학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반인종차별 시위가 한창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경찰이 곤봉을 들고 흑인 여성을 쫓아갔다. 예기치 않게 여성의 신발 한 짝이 벗겨졌다. 경찰은 ‘자동적으로’ 깍듯이 매너를 발휘해 여성의 신발을 건네줬고, 그렇게 예의를 차리고 나자 곤봉을 내리칠 수 없었다. 지젝은 폭력의 상황에서 인간들을 구한 것은 ‘피상적인’ 예절 교육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깊이가 아니라 넓이’라고 강조한다. 21세기 일반인들의 지젝 이해도 극히 피상적인 지점에서, 그러나 핵심적인 부분을 골라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