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레지던츠컵, 호랑이 잡은 탱크… 세계연합에 1승 안겨

입력 2011-11-17 21:20

‘탱크가 호랑이를 초토화시켰다.’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가 애덤 스콧(호주)과 호흡을 맞춰 ‘이빨 빠진 호랑이’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트리커(미국) 조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최경주 조는 17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개막된 2011 프레지던츠컵(미국과 세계연합팀간 골프 대항전) 첫날 포섬(2인1조로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우즈 조를 6홀을 남기고 7홀 앞서 세계연합팀에 유일한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코리안 브라더스’ 양용은(39·KB금융그룹)-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조는 데이비드 톰스-헌터 메이헌 조에 5홀을 남기고 6홀 차로 완패했다.

2번홀 버디로 1홀 앞서나간 최경주 조는 5번홀부터 3홀 연속 상대를 누르고 4홀 차 압도적인 리드를 지켰다. 9번홀에서 보기에 그친 우즈 조에 5홀 차로 앞서며 상승세를 탄 최경주 조는 11·12번홀에서는 연속 버디로 파에 그친 우즈 조를 제압, 6홀을 남기고 7홀을 앞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즈-스트리커 조는 2년전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포섬과 포볼을 막론하고 맞설 선수가 없었던 미국팀의 에이스였다. 프레지던츠컵에서 12번홀에서 경기가 끝난 것은 1996년 대회에서 데이비드 프로스트(남아공)가 싱글 매치에서 케니 페리(미국)를 꺾은 후 최경주 조가 처음이다.

관심을 모은 우즈와 스콧의 캐디로 변신한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의 어색한 조우는 1번홀 티샷 직전 우즈가 윌리엄스에게 다가가 형식적인 악수를 청했고 구름처럼 몰린 갤러리들은 이를 보고 갈채를 보내며 두 사람을 격려했다. 두 번째 홀에서 윌리엄스가 우즈를 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지만 경기 내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미국은 버바 왓슨-웹 심슨 조가 어니 엘스(남아공)-이시카와 료(일본)를 2홀 남기고 4홀 앞서 승리 한데 이어 필 미켈슨-짐 퓨릭 조도 레티프 구센(남아공)-로버트 앨런비(호주) 조를 3홀 남기고 4홀 앞서는 등 첫날 포섬에서 3승2무1패, 승점 4대 2로 앞서 나갔다.

1994년 시작된 프레지던츠컵은 1998년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세계연합팀이 단 한차례 우승한 것을 제외하면 미국팀이 통산 6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대회 2일째인 18일에는 포볼(2인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6경기가 열린다. 최경주는 제프 오길비(호주)와 같은 조를 이뤄 빌 하스-닉 와트니 조와 승부를 겨룬다. 우즈는 더스틴 존슨과 같은 조를 이뤄 애런 배들리-제이슨 데이(이상 호주)를 상대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