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총격 용의자 체포… 오바마·워싱턴 혐오 20대 청년

입력 2011-11-17 18:44

지난 11일 백악관에 최소한 두 발의 총격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오스카 오르테가 에르난데스(21)는 대통령과 워싱턴을 극도로 혐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용의자는 대통령과 워싱턴, 그리고 이 사회를 아주 혐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일단 그가 이 같은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총격을 가했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지만, 다른 사람 또는 세력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CBS 뉴스도 오르테가 에르난데스의 주변인 진술을 근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증오심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보도했다. 용의자의 지인인 사업가 몬티 매콜은 “그가 최근 나를 만났을 때 오바마를 적그리스도에 비유했다”면서 “매우 진지하게 그런 얘기를 했으나 좀 불안한 기색이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 대한 총격은 지난 20년 가까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어서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비밀경호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비밀경호국은 두 발의 총탄이 백악관을 맞혔으며 특히 한 발은 대통령 가족이 거주하는 백악관 남쪽 2층의 유리창을 맞힌 사실을 확인했다. 남쪽 2층은 대통령의 침실과 링컨베드룸이 있는 곳이다. 이 총탄은 외부 유리창을 뚫었으나 그 안쪽의 방탄유리창은 관통하지 못했다. 다른 한 발은 백악관 건물 외부를 맞혔다.

경호국은 추적 끝에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 인근의 한 호텔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