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립대, 실업계高 출신 더 뽑아야”
입력 2011-11-17 18:30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시립대 학생들과 만나 시립대의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동국대에서 ‘등록금 철폐 투쟁’ 발언이 논란이 됐던 것을 의식한 듯 그는 등록금 전면 폐지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박 시장은 시립대 학생회관 대회의실에서 학생 20여명과 30여분간 ‘현장 토론회’를 갖고 “시립대의 공공성이 조금은 더 높아져야 될 거 같다. 전문계, 실업계 출신 고교생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배려해야 할 자제를 조금 더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회의실에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일어섰다. 박 시장은 “제가 시립대 여러 번 왔는데 이렇게 환영받는 적은 처음이다. 반값 등록금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아직 된 게 아니다. 의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면서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립대 이외에 또 다른 대학도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반값 등록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립대에) 지방출신 학생들이 상당히 있는데 서울 시민들이 (등록금 지원 혜택을) 주지 말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시가 추진하는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실천하겠다는 내용의 ‘사회공헌 선언’을 했다. 반값 등록금 혜택을 받게 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김종민 총학생회장은 “정치인들 공약하면 잘 안 지키는데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켜주셨다”면서 “효자, 효녀 만들어주신 박원순 시장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대화를 끝낸 뒤 취재진과 만난 박 시장은 등록금 철폐 발언과 관련해 “나는 왜 그렇게 (발언을) 잘라서 기사를 쓰는지 이해가 안 간다. 예전에 강의할 때 했던 얘기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등록금은 전면 폐지로 가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아예 안 하는 게 최고로 좋을 거 같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 15일 동국대 특강에서 “여러분이 어렵게 등록금 인하 투쟁을 해 왔는데 왜 철폐 투쟁은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