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금 더 걷어가라” 美 백만장자 138명 서명한 편지 의회에 전달
입력 2011-11-17 22:20
미국 백만장자 20여명이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의사당을 찾았다. 이들은 “우리한테서 세금을 더 걷어가라”고 주장했다. “다른 뜻은 없고, 나라가 돈이 필요하니 세금을 더 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의사당을 찾은 건 20여명이었지만 이들이 의회에 제출한 편지에는 138명이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건강한 재정을 위한 애국 백만장자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다. 지난해 결성된 이 모임에는 구글의 전·현직 임원 및 기업인들이 있다. 비관적 경제 전망으로 유명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영화배우 에디 팔코, 영화제작자 애비게일 디즈니도 이 모임 소속이다.
백만장자들은 부자들에 대한 임금소득세율을 현 35%에서 39.6%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집권 당시 미국의 최상위층 소득세율을 한시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적용 기간은 내년 말까지다. 미 공화당은 세율을 더 내려 영구적으로 28%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만장자들은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 중인 미 의회 ‘슈퍼위원회’가 부자 증세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 관련 기업 캠퍼스웍스의 에릭 숀버그 회장은 “슈퍼위원회가 우리의 세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그들이 내놓는 법안을 폐기시키라고 국민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으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공화당 주장을 일축했다. 수십년간 벤처 사업을 해왔다는 개럿 그루너는 미 PBS방송에 출연해 “내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세금을 많이 낸다고 채용을 줄인다는 얘기는 그릇된 통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