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연구 푹 빠진 ‘일터선교사’ 노희정 원장 “진료 외엔 성경 공부… 아내가 질투하더군요”

입력 2011-11-17 18:18


서울 목동 CBS 방송국 2층의 헤세드치과의원 노희정(58) 원장은 경희대 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실력 있는 치과의사다. 미국 LA의 명문 로마린다 치대에서 임플란트 과정을 연수한 그는 부천시 치과의사회장 등도 역임했다.

성공적인 치과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노원장은 기독 작가이며, 재야 성경학자이기도 하다. 또한 선교학을 공부한 일터선교사이다. 목동제자교회 집사인 노 원장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의 치과병원을 잠시 접고 미국 풀러신학교로 유학, 선교학부에서 공부했다. 평소 선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선교지로 떠나지는 않더라도 일터의 선교사로서 살기를 원했다. 풀러신학교에서는 선교문학 석사를 받을 정도로 학업에 열중했다.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부터 노 원장은 성경공부, 정확히 말하자면 성경연구에 심취했다. 어느 날 NIV 영어성경을 읽게 됐다. 한국어 성경보다 이해가 훨씬 빨리 됐다. ‘어, 성경이 정말 재밌네….’라는 느낌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성경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매일 성경을 7∼8시간씩 읽었다. 성경을 꿰뚫고 싶었다. 읽다 보니 성경을 쉽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다. 성경 본문을 풀어 다시 쓰면서 단락을 새롭게 구성했다. 성도들이 성경을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성경연구 작업을 지속했다. 일과 시간 외에는 종일 성경을 연구하는 그를 보고 아내 이인희 집사는 “도대체 나와 결혼했나요? 성경과 결혼했나요?” 하면서 따지듯 묻기도 했다.

그는 2007년 신약성경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에 큐티와 해설을 붙여 4권짜리 ‘80일간의 신약일주’(토기장이)를 발간했다. 구약도 모두 정리했지만 워낙 방대해 출간을 미루고 있다. 그는 성경을 읽으면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에 흐르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이 히브리어 ‘헤세드’였다. 헤세드는 인애(仁愛), 혹은 한결같은 사랑으로 번역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성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지만 한결같은 사랑으로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그 ‘선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딸이 미국에서 공부할 때 매일 큐티한 내용을 보내줬다. 이를 기초로 최근 성경에 나오는 50명의 여성을 연구, 가칭 ‘여성을 위한 큐티’란 책도 곧 출간할 계획이다.

그의 치과를 찾는 환자 가운데에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많다. 오래전부터 노 원장이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는 일반 치과진료를 정상가보다 40% 싸게 해주고 있기 때문. 병원 입장에서는 원가로 해주는 셈이다. “선교사와 목회자들을 실제적으로 돕고 싶었습니다. 선교지에 나가진 못했지만 일터에서 무언가 선교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오지의 선교사님들에게는 무료로라도 진료해 드리고 싶습니다.”(02-2648-2275)

글·사진=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