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마니아들 모여라… 11월 19일 제1회 서울 레코드 페어
입력 2011-11-17 17:47
좋아하는 뮤지션의 신보 소식에 음반 가게로 달려가던 일. 갖고 싶은 음반을 사려고 용돈을 모으던 날들…. 언젠가부터 이런 풍경은 ‘추억’이 돼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원하는 노래를 인터넷으로 쉽게 구해 듣는다. 지금은 음반 구입이 사치로 여겨지는 시대다.
이 같은 현실에서 뜬금없고 다소 무모하게 느껴지는, LP나 CD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국내 첫 음반 축제가 열린다. 축제 타이틀은 ‘제1회 서울 레코드 페어(1st Record & CD Fair In Seoul)’. 19일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릴 행사엔 진짜배기 음악애호가들이 모일 전망이다.
주최 측인 서울 레코드 페어 조직위원회는 17일 “이번 행사는 LP를 재발견하는 자리이자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음반’의 의미, 그것이 주는 즐거움을 공유하는 최초의 자리”라고 소개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행사장엔 40여개 음반사가 참여해 일반 음반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음반, 뮤지션들이 소규모 레이블에서 제작한 인디 음반, 다양한 수입 음반과 한정판 음반 등이 전시·판매된다. 또 과거 LP 제작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밥 딜런,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플릿우드맥 등 세계적 거장들의 오리지널 LP도 만날 수 있다.
음반사 소닉뮤직, 일렉트릭뮤즈 등과 함께 이번 행사를 처음 기획한 인디 레이블 비트볼 뮤직의 이봉수 대표는 “음반이 구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이 아니라는 걸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축제를 생각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음반을 통해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번 행사 의미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축제가 열릴 현장엔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특히 한국 포크 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정선의 무대에 이목이 쏠린다. 이정선은 ‘골목길’ ‘장미’ ‘오늘 같은 밤’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등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낸 싱어송라이터. 현장에서는 이정선이 과거 발매한 LP와 CD들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 밖에 인디 밴드 로다운30,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도 무대에 오른다. 행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주최 측 홈페이지(recordfair.kr)를 이용하면 된다.
조직위는 “국내에서는 음원이 시장을 지배하지만 해외에서는 LP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고 있다”면서 미국 사례를 거론했다. 미국 음반 판매 집계 조사기관인 ‘닐슨 사운드스캔’ 자료를 보면 2009년 미국 LP 판매량은 이 집계가 시작된 1991년 이래 사상 최고인 250만장이었고, 지난해엔 280만장으로 늘어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해당 기관은 올해 LP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특히 L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 @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