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김보라 감독 단편영화 ‘리코더 시험’ 美 영화감독조합 학생영화상 받았다

입력 2011-11-16 21:28

한국의 젊은 영화감독이 단편영화로 미국 영화감독조합(DGA)이 주는 권위 있는 영화상을 받는다.

16일 영화계와 DGA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DGA는 이달 초 제17회 DGA 학생영화상 수상작 중 하나로 김보라(30)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리코더 시험’을 선정했다.

이 작품은 아홉 살 여자아이 은희가 리코더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28분짜리 단편영화로 김 감독의 뉴욕 컬럼비아대학 대학원 영화학과 졸업 작품이다.

김 감독은 “영화학도로서 단편영화로 받을 수 있는 커다란 영예인 상을 받게 돼 정말 놀랍고 기쁘다”면서 “영화감독으로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수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936년 결성된 DGA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과 영상 연출가 등 1만400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매년 DGA 영화상과 학생영화상을 시상한다. 학생영화상은 미국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 가운데 연출력과 영상미,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에 수여한다. 올해 시상식은 다음달 1일 뉴욕 DGA극장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이 극장과 로스앤젤레스 DGA극장에서 특별 상영된다. 한국 단편영화가 DGA 학생영화상을 받은 것은 영화 ‘도가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2004년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재학 시절 수상한 이후 7년 만이다.

김 감독은 “‘리코더 시험’은 가정불화로 가족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며칠 후 있을 리코더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며 “가족들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욕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졸업작품으로 완성한 이 작품을 학교영화제에서 상영한 뒤 각종 영화제에 출품했으며 미국 우드스탁영화제에서 학생 단편영화 부문 대상, 국내 미장센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대구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동국대 영화영상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컬럼비아대학 M.F.A 영화학과에서 연출을 공부했다. 그는 “지금은 귀국해 국내 대학에 출강하며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낸 이야기들로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리코더 시험’은 다음달 8∼16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