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양념 듬뿍 1500포기… 불우이웃·배추 농가 “생큐∼”
입력 2011-11-16 18:41
“배춧잎 하나하나에 양념을 골고루 바르세요. 다 바른 후에는 아이를 안는 마음으로 배추를 오므려 주세요. 무엇보다 사랑과 정성이 담겨야 합니다.”
16일 오전 자원봉사자 50여명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이들은 국민일보와 농협중앙회가 후원하고 서울 하월곡동 생명의전화 종합복지관이 진행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석, 김치 1500포기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김장 나눔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고, 배추소비를 촉진해 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복지관 김연은(43) 관장은 “‘사람을 섬기고 생명을 살리자’는 복지관의 설립 목적에 맞게 이번 김장 나누기가 겨울을 견뎌야 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명의전화 종합복지관은 평소 무료급식과 사랑의반찬나누기 및 ‘저소득 재가 노인 위기관리 및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를 섬기는 데 앞장서 왔다.
이번 행사의 총 진행을 맡은 복지관 지역사회보호팀 조일재(33) 팀장은 “월곡동 지역은 재개발로 터전을 잃은 주민들, 특히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들과 장애인, 다문화 가정이 많다”면서 “김장김치는 4∼5포기씩 10㎏ 상자에 담아 300여 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봉사자 정수영(38·여)씨는 “배춧값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젓갈, 고춧가루 등 김치 속 재료의 가격은 올랐기 때문에 저소득 가정에서 김치 담그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데 인색한 요즘 이런 일(김장 나눔)이 더 많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2008년 이후 올해로 네 번째인 ‘사랑의 김장 나누기’는 15일 서울 금호동 옥수중앙교회에서 김치 1500포기를 불우이웃에 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행사는 21일에는 경기도 고양 행신동 예수인교회에서, 22일에는 서울 염창동 엘림교회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