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혐의 아로요 전 필리핀대통령 공항서 출국정지 망신
입력 2011-11-16 18:40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이 출국을 시도하려다 망신만 당했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치료를 위해 남편 호세 미구엘 아로요와 함께 마닐라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당국에 의해 저지당했다고 AF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아로요는 15일 오후 8시50분 홍콩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목 보호대를 한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났다. 그러나 출입국심사 담당 직원들의 저지로 출국은 하지 못했다.
아로요 측은 홍콩행뿐만 아니라 싱가포르행 등 복수의 항공편을 예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로요 일행은 2시간 정도 공항에서 실랑이를 벌인 뒤 병원으로 돌아갔다.
아로요의 남편은 “이건 정의가 아니다”며 “치료는 생사가 걸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로요는 척추 수술이 잘못돼 ‘희귀성 뼈 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해외 전문가의 치료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필리핀 대법원은 앞서 아로요 측 요청을 받아들여 당국이 아로요에게 내린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하지만 레일라 드 리마 법무부 장관은 “아로요의 상태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며 선거결과 조작 지시 및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확정되면 귀국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출국 불허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