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美국무, 필리핀서 반미시위 봉변
입력 2011-11-16 18:40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필리핀에서 봉변을 당할 뻔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시민들과 공개 포럼을 갖던 중 반미 시위에 직면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갑자기 일어나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는 “주둔군지위협정(VFA)을 폐지하라”고 외쳤다. 그는 보안 요원들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행사는 전국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클린턴은 그러나 돌발시위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수년간 겪어온 일이라 익숙하다”면서 “필리핀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미군의 주둔이 심각한 쟁점이다. 미군은 1991년부터 필리핀에서 철수했으나 양국 정부는 VFA를 체결해 현재 미군이 주둔 중이다. 청년을 중심으로 미군 주둔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필리핀 시위대는 15일 클린턴 방문에 반대하며 별 대신 해골을 그려 넣은 대형 성조기를 불태우는 시위를 벌였다.
클린턴 장관은 필리핀과의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마닐라를 방문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포럼에서 미국은 필리핀에서 군대를 다시 주둔시킬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