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인생→대박인생’ 광부 연봉 폭등… 전세계 인력부족 원인
입력 2011-11-16 18:40
광부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호주에는 연봉 1억원이 넘는 광부가 수두룩하다. 세계적으로 자원 수요가 높아졌지만 광산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호주 서부의 철광석 광산에서 일하는 제임스 딘니슨(25)은 연봉이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다. 고교 중퇴자인 그는 고급 차에 수천만원짜리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다.
딘니슨만 연봉이 높은 건 아니다. 호주 광산업계에 따르면 호주 광부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11만 달러(약 1억2000만원)다. 임시직·저숙련 노동자의 임금을 포함한 수치다. 호주 근로자 평균 임금 6만7100달러보다 훨씬 많다.
중국의 건설 붐과 신흥국의 경제 성장 등으로 철광석과 구리에 대한 수요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폭발물을 다뤄야 하는 작업 특성 때문에 일을 지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호주는 2020년까지 광부 8만6000명이 더 필요하다. 캐나다에선 2017년까지 6만∼9만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페루도 앞으로 10년간 광부 4만명이 더 있어야 한다. 관련 업계에선 ‘역사적 인력 부족’이라고 말한다.
인력 부족은 최근 두 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불러왔다. 호주 광물기업들은 필리핀과 뉴질랜드에서 광부를 ‘모셔’온다. 뉴질랜드 출신 광부 리키 러펠(47)은 매달 한 차례 비행기를 타고 집에 갔다가 호주 서부로 돌아간다. 비행기 값은 그의 연봉 12만 달러의 100분의 1인 1200달러다.
호주 광물기업 ‘BHP빌리턴’은 광부 모집을 위해 광산 현장에 레크리에이션센터, 운동시설, 갤러리까지 지었다. 회사 대표 이언 애쉬비는 “인건비가 크게 늘어 올 상반기 이익이 예상보다 12억 달러나 줄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