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기에도 외유성 해외연수 꼬박꼬박… 그들만의 잔치 비난

입력 2011-11-16 18:34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이 외유 성격이 짙은 대규모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직원 100여명을 미국 유럽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 6박7일 일정으로 단기 해외연수를 보냈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총 4차례 회당 100여명씩 400여명을 해외연수자로 선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왕복 항공비와 숙박, 식사 등 경비 일체를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총 지원경비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단기 해외연수가 외유성이라는 지적을 받고 중단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직원 365명을 석사학위 취득, 어학연수 등 명목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에 파견했다. 전체 임직원 5명 중 1명꼴로 투입된 경비만 155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도 매년 150∼160명의 직원을 3개월간 일본과 중국 미국 캐나다 유럽 카자흐스탄 동남아 국가 등에 파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602명이 연수를 다녀왔다.

은행들은 해외연수가 전문가 양성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진 금융기관의 기법을 체험하고 활용하기 위한 연수”라며 “연수 결과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평가도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짧은 연수기간과 내용 등을 봤을 때 외유에 가깝다는 평가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단기 해외연수는 누가 봐도 교육 효과가 미미하다”며 “서민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 장사를 한 뒤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