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침대·샤워실까지 직접 소개 ‘파격 릴레이’… 박원순 서울시장, 집무실서 온라인 취임식

입력 2011-11-16 21:37


취임 이후 파격 행보를 이어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식이 16일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장 홀로 ‘파격’ 취임식=취임식은 박 시장이 직접 진행하고, 새로 꾸민 집무실을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시장 집무실이 휴게실, 샤워실, 화장실까지 속속들이 공개된 것은 1946년 김형민 초대 시장 취임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장’답게 트위터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받는 코너도 선보였다.

박 시장은 오전 11시 시청 서소문별관 1동 7층 집무실에서 “세계 최초 온라인 취임식에 함께해 주시는 시민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며 취임식을 시작했다. 그는 후보 시절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적어준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시민의 소리’ 벽을 먼저 소개했다. 이어 경사 5도 정도 기울게 디자인된 책장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가 너무 양극화돼 있다. 이 양쪽을 균형을 잡아주듯 시정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간이침대와 샤워실이 있는 방을 공개하며 “밤샘 유혹을 느끼지만 공무원을 생각해 가능하면 활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책장 위에 놓인 벽돌을 들어 보이면서 “보도블록 공사는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도 했다. 이후 박 시장은 아이패드로 인터넷에 올라온 시민 의견을 읽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지시장 되겠다”=박 시장은 취임사에서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라며 “복지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를 ‘인간에 대한 가장 높은 이율의 저축’ ‘미래에 대한 최고 수익의 투자’ 등으로 빗대면서 “복지는 공짜도 아니고 낭비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시장은 강남·북 균형 발전,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보육시설 확대, 여성과 장애인 지위 개선 등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무엇보다 수많은 주민들이 자기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뉴타운 사업은 가장 큰 고민거리”라면서 시정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40분 정도 진행된 집무실 취임식을 끝낸 뒤 박 시장은 청사 인근 덕수궁 대한문으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과 만났다. 뉴타운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청사를 나선 박 시장에게 민원서류를 전달하기도 했다.

◇온라인 시청자 7만여명=박 시장의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지켜본 이들은 7만4423명, 관련 댓글은 5100건으로 각각 집계됐으며 대체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시가 오전 11시부터 45분간 온라인 동시 접속자를 계산한 것이다.

트위터 이용자 ‘gs…’는 “정말 감동적인 취임식이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네티즌은 “취임사에서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라는데 권리엔 세금이라는 책임도 따른다”고 지적했다.

취임식 비용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취임 이전에 준비했던 동영상 제작비 1800여만원 외에 다른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다. 포털사이트도 스스로 생중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의 경우 33대, 34대 취임식에서 각각 8397만4000원, 3592만2000원이 지출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