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正手와 꼼수

입력 2011-11-16 18:10


#왜 이리 일주일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호(號)를 마감하고 돌아서기 무섭게 다음 호 제작 일정이 밀려듭니다. 연말이 가까워져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프런트에 이지현 기자가 취재한 야식배달부 출신 성악가 김승일을 올렸습니다. 삶의 굴곡과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한국의 폴포츠’가 된 과정이 감동적입니다. 무대에 서기 전 ‘제 노래가 희망이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는 그에게서 ‘순정(純情)한 믿음’을 봅니다.

최영경 기자가 취재한 채영애 박사는 참 특이한 분입니다. 한국 영국 미국을 오가며 그토록 많은 공부를 하고, 화려한 스펙을 갖추고도, 충청도 외진 곳에 내려간 그의 행보를 범인(凡人)의 눈으론 가늠키 어렵습니다. ‘소명’이란 단어만이 해독(解讀)의 열쇠가 될 듯싶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치열한 대입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반복되는 교육 광풍(狂風)에서 우리 사회는 언제쯤 해방될 수 있을까요. 정수익 선임기자가 만난 이경원씨는 ‘성경적 교육’이 그 돌파구라고 주장합니다. 그가 풀어놓는 교육철학에 공감이 갑니다. 이런 분들이 더 많이 나와 이 땅의 왜곡된 교육 토양을 갈아엎었으면 합니다.

강창욱 기자는 배우 남궁원을 인터뷰했습니다. 남궁원은 김진규 신성일 신영균 최무룡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남배우 5인방 중 한 명이었죠. 그의 중후한 연기가 기억에 생생합니다. 요즘은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TV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노배우가 들려주는 개인사, 가족사, 영화이야기가 구수하고 재밌습니다.

#제가 즐겨보던 개그콘서트의 최장수 코너 ‘달인’이 지난주 마지막 방송을 탔습니다. 3년11개월 이어졌던 이 코너는 이제 코미디 프로의 전설로 남겠죠. “박수칠 때 떠나고 싶었다”는 김병만의 퇴장은 아름다웠습니다. 얄팍한 처세술과 꼼수가 난무하는 세태에서 끈기와 성실성, 우직함 같은 ‘정수(正手)’로 성공한 김병만의 사례가 주는 사회적 울림은 작지 않습니다.

박동수 종교기획부장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