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혀 새로운 제안 아니다”
입력 2011-11-15 22:31
‘전혀 새롭지 않다.’
15일 이명박 대통령 제안에 대한 민주당 반응이다. 면담 직후 “언론이 평가해 달라”(김진표 원내대표) “새로운 제안이 있었다”(이용섭 대변인) 등 잠시 다른 목소리가 있었지만 손학규 대표 주재로 대책회의가 열린 뒤 정리됐다. 이제 한나라당 협상파와 회의를 갖는 등 이날 저녁 분주히 움직인 당 협상파 의원들의 움직임이 남은 변수다.
민주당 당론은 ‘선(先)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 후(後) 비준동의안 처리’다. ISD 폐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의 제안은 ‘비준동의안 처리’에 무게가 실려 있다. 지난달 3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한 양당 원내대표 합의안과 유사하다. 반응이 싸늘할 수밖에 없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기존 당론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민주당 당론을 바꿀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균 최고위원(“3개월 후에 하겠다는 말을 누가 믿겠느냐. 당내에 먹혀들 만한 제안이 아니다”), 박주선 최고위원(“이미 민주당이 거절한 제안이다.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등 다른 지도부의 평가도 인색하다. 손 대표도 회의에서 “미흡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민주당 협상파다. 김성곤 의원을 비롯한 협상파 3명은 남경필, 홍정욱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명과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가졌다. 여기서 김 의원은 민주당 협상파 40여명의 명단을 사인과 함께 공개했다. 한 참석자는 “김 의원이 ‘이들을 규합해 의총에서 강경파와 강하게 싸워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16일 열릴 민주당 의원총회는 작게는 민주당 당론 변경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지만, 크게는 비준동의안의 합의 처리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의총에서 협상파 의원들은 대통령 제안을 놓고 “비밀투표로 당론을 정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당론은 토론 후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지 표결까지 가는 일이 거의 없다. 협상파 요구대로 투표까지 간다면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대표적 협상파인 강봉균 의원은 “재협상 당사자는 국회가 아니고 행정부다. 행정부 대표인 대통령이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건 진전”이라며 “물리적인 저지를 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양해는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주장이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비밀투표가 보장된다면 상당수 의원들이 당론 변경에 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김원철 노용택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