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시장 찬바람… 첫 만남 이대호 금액제시 못받아 日 오릭스선 속공작전 돌입 태세

입력 2011-11-15 18:43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대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지만 의의로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협상 기간 열흘 중 절반이 지났지만 17명의 FA 가운데 계약했다는 소식은 없다. 오히려 만나자마자 선수와 구단 모두 얼굴을 붉혔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FA 시장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이유는 구단들이 FA로 큰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통하던 LG가 올해 예상 외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LG는 14일까지 조인성, 이택근, 송신영, 이상렬 등 FA선수와의 첫 협상을 가졌으나 네 선수와 모두 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택근의 경우 “구단 제시액을 공개하기도 창피하다”며 불쾌감을 표했는데, 구단과 2차 협상도 잡지 않아 공개시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롯데도 조성환, 임경완과의 1차 협상을 가졌으나 역시 결렬됐다.

무엇보다 구단들이 FA시장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그동안 FA 외부 영입으로 성공한 사례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두산에서 FA자격을 획득한 뒤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대 이하였다. 게다가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이대호를 비롯해 일본에서 돌아온 김태균, 이승엽, 박찬호 등 ‘빅4’가 등장하면서 선수들의 기대치는 높아진 반면 구단들은 부담을 느껴 협상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심의 핵인 이대호는 15일 롯데와 첫 만남을 가졌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주고받지 않은 가벼운 탐색전으로 끝냈다. 양측은 17일 다시 만나 구체적인 금액과 조건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날 롯데는 “국내 최고 대우로 계약한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대호도 “만족할 만한 조건이라면 우선협상이 끝나기 전에 계약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은 이날 오릭스가 이대호 영입을 위해 다른 구단의 교섭이 가능해지는 20일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오릭스 구단 관계자는 “속공으로 밀어붙일 생각”이라며 “이대호에게 하루빨리 말을 걸고 싶다”고 밝혔다. 오릭스는 이대호에게 2년간 5억 엔(약 73억원)가량의 조건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