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 北·이란 핵 겨냥 신형 벙커버스터 배치

입력 2011-11-15 22:36


미국 공군이 북한과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겨냥해 땅밑 60m까지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신형 벙커버스터를 실전 배치했다.

미 공군 잭 밀러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B-2 스텔스 전략 폭격기에 장착되는 신형 벙커버스터를 9월부터 납품받고 있다”면서 “현재 요구되는 작전능력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보잉사가 2007년에 개발한 신형 벙커버스터의 중량은 3만파운드(13.6t)로 기존에 배치된 5000파운드짜리 폭탄보다 6배나 늘어났다. 미 공군뉴스에 따르면 이 초대형 벙커버스터는 5300파운드(2.4t)의 폭약을 장착할 수 있으며 위성항법장치(GPS)로 유도된다. 지난 8월 보잉사와 미 공군은 신형 벙커버스터 8기를 포함해 3200만 달러어치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정밀타격무기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북한과 이란이 추진하는 핵시설 요새화와 관련이 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선제타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지하 깊숙이 핵시설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당국은 최근 나탄즈 기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지하 90m 암반에 위치한 콤 기지로 옮겼다고 밝혔다.

북한도 지하 핵시설 보유 의혹을 받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난달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외에도 국제사회 감시를 피해 평북 동창군 율곡리에 2009년부터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벙커버스터 수천 기를 판매할 계획이며, 이는 연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와 함께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구상의 일환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