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방문 MB, “국회서 한·미 FTA 통과시키면 3개월내 오바마에 재협상 요구”
입력 2011-11-15 22:36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최대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국회에서 FTA를 비준동의하면서 양국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하면 협정 발효 뒤 3개월 내 ISD와 관련해 재협상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오후 국회 본관 3층 접견실에서 박희태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면담을 하고 “대통령이 책임지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요구해 재협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제안했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FTA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 의지를 양당 대표에게 보여주러 왔다”면서 “오늘은 정말 초당적으로 애국심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소한 ISD 조항은 폐기돼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그러나 대통령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당내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회동 뒤 기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제안”이라며 “특히 ‘비준동의안 처리 즉시 재협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오라’는 당내 협상파의 제안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반대하고 나섰지만 당내 협상파가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16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이 빈손일 줄 알았더니, ISD와 관련해 파격적 제안을 했다”고 평가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약속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에는 여야 지도부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여야의 협상파가 이날 현재 9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경우 의원 45명이 FTA 합의처리에 지지서명을 했고 민주당도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겠다는 의원이 45명에 달해 여야 간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손병호 유동근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