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대 수상한 돈거래 포착… 檢, 베넥스 내부 문건 확보

입력 2011-11-15 22:11

SK그룹 총수 형제의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SK 계열사들이 집중 투자한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가 500억원대의 돈을 소규모 업체에 단기간 빌려줬다가 돌려받는 등 수상한 돈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베넥스는 2008년 10월 31일부터 20일간 경영 컨설팅 업체인 C사에 530억원을 빌려줬다가 한 달 만에 이자 5억원을 포함해 535억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내용이 담긴 베넥스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C사로 나간 530억원은 베넥스 투자조합 공식 계좌가 아니라 회사 개별 계좌를 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대여금 530억원이 최태원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손실 보전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류 내용과는 달리 베넥스에서 C사로 나간 자금이 총수 일가 투자를 대행한 김원홍(51)씨 계좌로 넘어간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베넥스가 자본 총액 5000만원인 C사와 이건 외에 여러 번 자금 거래를 한 부분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C사는 등기부등본 상 주소에 다른 업체가 입주해 있는 등 실체가 불분명하다.

C사 대표 정모(46)씨는 SK케미칼 근무 경력이 있고 2000년부터 2년간 SK글로벌 등기 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지난 9일 정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14일 정씨를 불러 자금거래 경위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14∼15일 자금 흐름 과정에서 거점 역할을 한 업체 관련자 10여명을 조사했다. 이번 주 중 최재원 부회장을 소환키로 하고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