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현금서비스 고객 비중 증가… 카드사 ‘수익 맞추기’ 꼼수?

입력 2011-11-15 18:25


삼성·신한·롯데·국민 등 대형 카드사들이 고금리가 적용되는 현금서비스 고객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예상되는 손실을 현금서비스 이자로 보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현금서비스 이용 시 최고금리 수준(28∼30% 미만)이 적용되는 고객 비중이 지난 8월 21.00%에서 지난달 23.41%로 2.41% 포인트 늘었다. 24∼28% 미만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고객 비중도 31.84%에서 33.51%로 1.67% 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최고금리 적용 고객 비중이 0.15% 포인트, 24∼28% 고객 비중이 0.9% 포인트 증가했다. 국민카드도 각각 0.16% 포인트, 0.06% 포인트 확대됐다. 롯데카드의 경우 24∼28% 미만 고금리 적용 고객 비중은 0.89% 포인트 줄었지만 최고금리 적용 고객 비중은 0.43%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10% 미만의 저금리에 속한 회원 비중은 하나SK카드 0.44%, 신한카드 1.19%, 현대카드 3.37%, 삼성카드 3.98%로 4%가 채 안 된다.

카드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10% 미만의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4%대 이상의 고금리 현금서비스 고객 비중이 늘면 별다른 노력 없이 15% 포인트 정도 마진 장사가 가능한 셈이다. 삼성·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실적이 4조원대를 넘어섰다. 더구나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심사를 강화해 고금리가 주로 적용되는 저등급 회원 비중을 늘렸다. 삼성카드는 지난 2분기 중간 이하 등급 회원 비중(이용고객 기준)이 51.7%에서 지난달 말 55.75%로 4.05% 포인트나 증가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논란이 불거지면서 고금리를 적용하는 고객 비중을 늘려 수익을 보존하고 있다”며 “업체의 손실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전웅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