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선진국 수출 뚝 뚝… EU -20%
입력 2011-11-15 22:57
대(對)선진국 수출이 위태롭다. 미·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지난달 선진국 수출이 급감하거나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관세청은 ‘10월 수출입 동향 확정치’에서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3%나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이 급락했던 2009년 9월(-27.4%)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EU 각국에 대한 수출은 대부분 뒷걸음질쳤다. 스페인(-22.6%), 프랑스(-47.0%), 이탈리아(-45.8%) 등 유럽 재정위기의 타격을 직접 받은 국가뿐 아니라 유럽 제1의 부국인 독일(-25.8%), 영국(-59.3%) 등에 대한 수출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45.2%), 무선통신기기(-48.0%), 선박(-72.8%), 가전제품(-29.2%) 등 주력 품목의 수출감소율이 모두 두 자릿수를 크게 상회한 영향이 컸다.
미국에 대한 수출증가율도 10월에 -3.6%로 2009년 12월(-3.8%) 이래 가장 낮았다. 미국 수출실적 역시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일본과 중국의 경우도 수출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증가세는 큰 폭으로 꺾였다. 일본에 대한 수출은 10월에 24.7%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9월(8.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43.6%) 수출증가율에 비해서는 사실상 반 토막 났다.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율(14.6%)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타격받은 것은 8월 이후 불거진 재정위기 여파 때문”이라며 “악화되는 실물 경기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경우 향후 개도국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