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치매환자로 묘사하다니”… 개봉앞둔 영화 ‘철의 여인’ 병든 모습에 지인들 반발
입력 2011-11-15 18:16
마거릿 대처(86) 전 영국 총리의 친구들이 뿔났다. 그의 삶을 다룬 영화 ‘철의 여인(The Iron Lady)’에서 외로운 치매 환자로 그려지고 있는 데 대한 반감을 표시한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영화 속 몇몇 장면을 놓고 대처 전 총리의 지인들이 항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철의 여인은 할리우드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대처 전 총리로 분한 영화로 다음 달 30일 미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제작 초기 단계부터 대처 전 총리 가족들은 비판적인 시각을 담을까 우려해왔다.
문제가 된 장면은 오프닝 신이다. 연약한 대처 전 총리가 우유를 사기 위해 상점에 들어갔다가 가격을 보고 충격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그녀를 보자 경호팀이 조마조마하는 장면이 뒤이어 나온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대처 전 총리가 남편 데니스 대처가 살아 있다고 상상하고 대화를 시도하자 누군가 “데니스는 죽었다”고 인지시켜 준다. 이는 대처 전 총리 딸 캐럴이 회고록에서 “엄마가 2000년부터 치매를 앓고 있다”고 고백한 것을 참고해 묘사한 장면들로 보인다.
하지만 대처 전 총리가 연약하고 병든 모습으로 등장하자 동료들은 영화를 보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대처 전 총리의 홍보 조언자였던 로어 벨은 “이 영화는 쓰레기”라며 “도대체 말하려고 하는 게 뭔지 알 수 없고 돈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