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첫 방한 “늘 시대적 메시지 고민하며 작품 선택”
입력 2011-11-15 21:35
“작년에 방문했던 아내(앤젤리나 졸리)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엔터테인먼트나 스포츠 측면에서 허브 역할을 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뻐요.”
오는 17일 개봉되는 할리우드 영화 ‘머니볼’ 홍보 차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톱스타 브래드 피트(47)가 15일 첫 방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전날 오후 9시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던 브래드 피트는 이날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머니볼(Money ball)’은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혁신적인 기법을 적용, 기적의 20연승을 이끌어낸 빌리 빈 단장의 실화를 그려낸 스포츠 영화다. 브래드 피트는 제작에도 참여한 이 영화에서 빈 단장으로 출연, 철저한 데이터에 기초해 선수를 선발하는 팀 운영으로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새로 쓰는,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나도 경쟁심이 매우 강한 사람이라 극한의 상황에서 경쟁하고 승리하는 내용에 공감했다”면서 “이 영화는 실패가 끝이 아니라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빌리 빈 단장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근감을 느꼈다. 정의와 공정함에 대해 추구하는 게 비슷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빌리 빈 역으로 오스카(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스카상을 받는 것도 큰 즐거움이겠지만 나는 한 영화를 제작할 때 고품질의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지금뿐 아니라 10년, 20년 후에도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할리우드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묻자 “무엇이 시대를 알릴 수 있는 소재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를 늘 고민해서 작품을 선택한다. 재능 있는 배우, 제작진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칸국제영화제 대상(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트리 오브 라이프’나 상업적인 ‘머니볼’ 등 아주 다른 영화에 출연하는 이유로는 “두 개의 작품이 서로 상이하다는 점, 그것이 바로 출연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항상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다양성 안에 신선함과 흥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40대 후반인 그는 “나이와 함께 지혜가 따라오기 때문에 나이 드는 걸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음과 지혜 중에 선택하라면 난 지혜를 택하겠어요. 아버지가 되고 자녀가 생기면서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50세 배우 은퇴설’에 대해서는 “배우로서 활동에 기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작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야구팀으로는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꼽았다. “미주리 지역에서 자랐는데 근교의 팀이라 좋아해요. 특히 올해 월드시리즈 6차전은 아무리 야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마법처럼 완성되는 게 야구라는 사실을 증명한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브래드 피트는 이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레드카펫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했으며 16일 새벽 출국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