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의 대물림’… 20대 가구주 부동산 자산 급증

입력 2011-11-15 22:19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20대 젊은 가구주의 부동산 자산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소득이 낮고 주택 수요가 많지 않은데도 부동산 자산 비중이 는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사주거나 증여하는 ‘부의 대물림’으로 볼 수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이 30세 미만인 가구(평균 연령 26.4세)의 평균 부동산 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3835만원으로 지난해 2818만원보다 36.1% 증가했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46.1%로 전년 대비 8.9%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다른 연령층은 지난해보다 부동산 보유 비중이 2∼4% 정도 줄었고 부동산 자산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30세 미만 가구의 거주주택용 부동산 자산 보유비율도 15.8%로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액수는 1억4285만원으로 4.2% 늘었다. 20대 가구 100곳 중 평균 16곳 정도는 1억4000만원이 넘는 주택을 거주용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들은 거주주택 외 부동산 자산도 크게 늘렸다. 올해 이들 가구의 거주주택 외 부동산 자산은 가구당 평균 1561만원으로 지난해 639만원보다 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젊은층이 수익률이 낮은 금융상품 대신 임대 수익형 부동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생애 첫 부동산은 대부분 결혼할 때 취득하는데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첫 부동산 구입 연령층도 높아지는 추세였다”며 “20대의 부동산 자산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부모의 지원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부모에게 물려받거나 투자 개념으로 부동산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저가 부동산이 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월세난이 장기화되면서 1억원대 저가 주택이 생겨나 젊은층의 부동산 구입이 예전보다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