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X’ 프로젝트… 엘리베이터로 우주 여행·로봇이 주인 대신 출근
입력 2011-11-15 22:32
‘냉장고에 먹거리가 다 떨어지면 인터넷으로 자동주문을 한다. 당신이 잠옷 차림으로 집에 있는 동안 로봇이 대신 직장에 출근한다. 지구에서 우주까지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여행을 한다.’
일반인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상상 속의 일들을 그냥 웃고 넘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계적인 IT기업 구글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들은 현실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아이디어 속에서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려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 X’가 미래를 이끌 아이디어 100가지를 선정해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소의 존재는 구글 내부에서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어 대략의 윤곽만 알려져 있다. 연구원들은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 연구소,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카네기멜론대 출신으로 최고의 로봇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집결해 있다. 구글 X 책임자인 세바스티안 트런은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다. 세계 최초로 운전자 없이 작동하는 자동차를 발명하기도 했다. MS 출신의 자니 청 리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반응 전문가로 인간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게임기를 발명했다. 그는 구글 X에서 웹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구글에서 혁신이란 다른 실리콘 밸리의 IT기업들처럼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이나 광고 개발에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 X의 야심은 1970년대 제록스 팰러알토연구소(PARC)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등 핵심 컴퓨터 기술을 발전시킨 것과 비견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로봇 관련 기술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주를 비롯한 고위층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미 구글은 로봇을 이용해 구글맵스(Google Maps)의 지도 정보를 수집하는 등 로봇 활용도를 늘리고 있다.
콜린 W 길리스 BGC 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이 프로젝트들은 그들이 ‘구글스러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일반인들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이를 핵심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 헤이젤베이커 구글 대변인은 주주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우려에 대해 “미래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구글의 DNA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핵심사업 분야 투자와 비교하면 미래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