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안철수 효과’ 통할까… 통합전대파 “통큰결단 기대”

입력 2011-11-15 18:08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깜짝 기부 선언이 진통을 겪고 있는 야권통합 논의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산 환원을 통해 과감하게 기득권을 내려놓는 안 원장의 행보는 주도권이나 지분 싸움을 벌이다가 번번이 통합에 실패한 야권 전체에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른바 ‘안철수 기부 효과’인 셈이다.

민주당 통합전당대회 지지세력은 이런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15일 “안 원장은 계속해서 자신을 버리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며 “각 정파의 기득권이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득권 유지에 대한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지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50%의 지지율을 가지고도 지지율 5%에 불과한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데 이어 이번에도 통큰 결단을 한 것이 향후 야권 통합논의 과정에서 각 정파 및 정당들의 통큰 결단을 촉구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안 원장은 기부를 통해 언행일치와 상식, 소통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며 “이는 야권통합을 통해 새로운 정치가 이뤄지길 바라는 국민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의 파격적 기부는 야권통합은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보정당 등 기성 정치권 모두에 쇄신과 변화를 촉구하는 압박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야권통합 논의와는 별 관련이 없다는 반론도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안 원장은 비정치적인 방법으로 자기 방식의 대권 행보를 하고 있을 뿐”이라며 “안 원장이 야권통합 논의에 동참하는 것도 아니니 별개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도 민주당 내에서는 야권 대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까지 열면서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통합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당 지도부와 단독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진영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