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병희 한장총 대표회장
입력 2011-11-15 16:18
[미션라이프]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양병희(사진) 대표회장은 15일 한국교계에 애정 있는 고언을 쏟아냈다. 17일 한장총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앞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논란, 안티기독교 대처, 이단문제 등 당면 과제가 산적한데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관 개정 논란 등으로 한국교계가 사분오열된 듯 외부에 비쳐지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유치는 시간문제였을 뿐입니다.”
양 대표회장은 2009년 한기총 창립20주년기념행사조직위원회 장애인복지본부장이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몇몇 교단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특정인의 도움 없이도 총회 유치가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단 시비 논란이 있는 문제 인물의 신분 세탁 장소로 연합기관이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교단 간 정보교환 및 공동대처 등을 통해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도자들부터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재확인하는 한편 ‘민(民)이 곧 주인’이라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30개 장로교단이 가입돼있는 한장총이 앞으로 더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고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도록 후방에서 적극 도울 것이라고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 내년 5월 24일 장로교 총회 설립100주년 기념 옥외집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포기하고 한장총 이름으로 연합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이런 게 연합과 일치입니다. 동일한 신앙고백과 성례전을 고수하는 장로교단만이라도 힘을 합쳐 디아코니아, 즉 이웃 사랑을 실천하면 세상은 교회에서 희망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시시비비는 가리되 용서와 화해라는 큰 틀에서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큰 교계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각 교단들이 허례허식에서 벗어나면 세상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교회가 시대의 방향타가 되도록 평신도들과 함께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선도할 때라고 했다.
“교회는 욕망과 탐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을 비롯해 믿음의 선진들이 그렇게 살아냈으니까요. 롤 모델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양 대표회장은 “기독교 연합기관은 대정부, 대사회적으로 기독교 가치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불건전한 가치관을 심을 수 있는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같은 일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기독교 미션스쿨의 설립 근간은 물론 교회의 사회적 공헌 노력조차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이 담임하는 영안교회를 그 실례로 들었다. “주일에 빌려 쓰는 원묵고등학교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될 거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한장총은 학생인권조례의 위험성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