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대안학교 특집-꿈의 학교] 각계 명사들과 독서토론·해외 연수… 꿈을 가꾼다
입력 2011-11-15 21:15
“집을 팔아서라도 스승을 사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영탑리 5-36. 꿈의학교(Dream School·㈔글로벌드림선교회)의 설립자인 황성주 이사장이 자주 들려주는 말이다. 위대한 인물이 되려면 반드시 위대한 스승과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꿈의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생활을 한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모두가 행복한 꿈을 찾기 위해서다. 14일 후미진 삼봉산 기슭에서 인격과 비전과 실력을 기르고 있는 꿈의학교를 찾았다. 수능시험이 끝난 터라 학교는 여유로워 보였다. 고3생은 영화 보러 시내에 나갔고 중3생은 오후에 밭에 나가 배추와 무를 뽑았다. 김장 담그기는 이 학교에서 아주 뜻 깊은 행사다. 고3생들은 한 해 동안 후배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가꾼 채소로 김치를 담그고 정든 교정을 떠난다. 올해는 18일이다. 전교생과 학부모도 참여한다. 이들이 담근 김치는 후배들만 먹는 게 아니라 인근 농촌에 사는 독거노인들 밥상에도 오른다.
책을 권하는 스승 책을 읽는 학생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산야와 논밭을 끼고 꼬불꼬불 10여분을 돌아서 꿈의학교에 도착했다. 오전 8시30분. 학생들은 ‘의로운님’ 김의환 교장의 훈화를 듣기 위해 강당에 모였다. 이 학교에는 꿈 이름과 존대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학생이 학생들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이 교사에게 서로 꿈 이름을 부른다.
“한 사람의 생애는 그가 어떤 책을 읽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좋은 사람이 되지요. 좋은 사람은 좋은 책 속에 담긴 좋은 언어에 영향을 받아 좋은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은 언어를 생명처럼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지금도 말씀을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이날 김 교장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 속의 스승과의 만남을 더욱 강조했다. 꿈의학교에서는 일반 교과 과목 외에도 독서 과목이 따로 있다. 특히 ‘독서마라톤’과 ‘독서인증제’를 자체 개발해 학생들이 책을 통해서 재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책을 읽기만 할 뿐 아니라, 직접 써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학생들은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나서 강의를 듣고 토론한다. 일명 ‘초청토론’ 수업이다. 이 수업을 위해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저자를 연구하고, 관련 저서를 읽는다. 철저한 수업 준비 후에 저자를 초청하여 토론을 벌인다. 이 수업을 거쳐 간 강사들 중에는 이영덕 전 국무총리 박노해 시인 김순권 박사 강영우 박사, 김대중 전 대통령, 이만열 교수 등등 유명한 분들이 많다.
신앙 교육은 학부모와 교사도 동참
꿈의학교는 기독교 학교이기 때문에 신앙 교육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 성경말씀 묵상, 성경 수업, 채플 등을 통한 영성 훈련과 해외봉사활동, 제자훈련, 해외 아웃리치 등을 통한 나눔 훈련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 신앙 교육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이 교육에 동참한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좋은 스승 밑에서 올바른 세계관을 익히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학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국제 감각을 키우기 위해 캐나다와 중국 연수는 필수다. 의료선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있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국제NGO단체에서 봉사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 “사랑으로 세계를 품어라(Embrace the world with love)”라는 교훈처럼 어떤 학생은 북한과 중국을 가슴에 품고 있고, 어떤 이는 터키나 중앙아시아를, 또 어떤 학생은 방글라데시를, 어떤 학생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품고 있다. 탈북민을 섬기는 일에 관심이 많은 ‘당찬님’ 정하은(고3) 양은 인권난민센터에서 통역을 담당했는데 올해 수시로 고려대에 합격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싶은 ‘뿌리깊은님’ 박동현(고2) 군은 판(연극) 동아리 회장이다. 그는 다음 주에 열리는 솔로몬축제(24∼26일) 전야제 때 공연할 뮤지컬(light on) 연습에 몰입하고 있다.
개교 11년 된 꿈의학교는 공동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를 아우르는 말이다. 교직원이 학부모 같고, 학부모가 교직원 같은 학교가 ‘꿈의학교’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3생까지 전교생이 280여명 규모이지만, 이 학교의 학생들은 나라와 민족, 인류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이웃을 사랑하며 섬기며 나누는 삶을 살기 위한 실력을 기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위한 원서 접수는 12월 16일까지다(041-681-3411 · dreamschool.or.kr).
서산=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