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목회자, 사람들을 회심시키기 위해서는 성품·공부·기도가 필수… ‘참된 목회’
입력 2011-11-15 17:22
참된 목회/찰스 브리지스 지음/황영철 옮김/익투스
558쪽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적어도 세 번을 정독해야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한 번은 본문을, 한 번은 각주를, 또 한 번은 무수히 많이 인용된 성경과 대조하며 읽어야 한다. 따라서 이 책의 실제 분량은 1674쪽이 훨씬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하지만 그렇게 압도될 필요는 없다. 17세기 리처드 백스터의 ‘참된 목자’가 사색과 다소 무거운 내용이라면 18세기의 목회자였던 찰스 브리지스의 ‘참된 목회’는 마치 갓 신학에 입문한 학생들을 앞에 두고 말하듯 목회의 실천적 면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책의 첫 부분에 서술한 ‘목회 사역의 일반적 고찰’은 목회에 관한 한 그 어떤 책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요약돼 있다. 저자는 목회를 ‘위대한 대리인 제도’로 명명하고 이 사역의 존엄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교역자들을 가르치는 일로 부르신 것은 그들이 자기 마음대로 교회를 지배하고 다스리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충실한 봉사를 사용하여 주님 자신이 교회를 다스리기 위함이었다. 사람을 교회 위에 세워서 하나님의 아들을 대표하게 하신 것은 위대하고 탁월한 일이다.”
저자는 이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이라고 다시 정의한다. 따라서 목회자의 유일한 목표는 사람들을 회심시키는 일과 더불어 회심 이후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든 단계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근면함과 노력, 그리고 위로부터의 소명이 필요하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목회자는 거룩을 추구하는 영적 성품, 말씀 연구와 기도에 전념하는 습관을 가진 경건 훈련, 영적 은사 등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는 믿음의 분량이 다른 다양한 성도들을 목회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 사항이기도 하다.
목회자는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목회적 자질과도 연결된다. 읽는 것에 전념할 것을 충고한 저자는 신학의 경우 성경과 교회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런 점에서 제4장에서 설교 부분을 200쪽 이상 할애한 것은 충분히 공감 가는 대목이다. 교회사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역사를 알게 되면 교회의 죄악과 미덕, 오류와 바른 교리, 역경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배움이 일반화되어 있는 오늘날 무식한 목회자는 업신여김을 받을 것”이라며 “목회자의 존재와 직무가 조소거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200년이 지난 오늘에도 곱씹을 내용이 많다.
목회자가 빠질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고도 아끼지 않았다. 온 마음으로 목회에 전념하지 않거나 세상을 따라가는 것, 사람을 두려워함, 자기부인의 결여, 탐욕을 품은 마음, 은거(隱居)를 실행하지 않는 것, 영적 교만, 개인적 신앙 부재, 목사 가족의 신앙 결핍 등은 목회 사역을 위협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