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 페더러 시즌 3승

입력 2011-11-14 18:24

잊혀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페더러는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BNP 파리바스 마스터스(총상금 275만 유로)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조 윌프리드 총가(7위·프랑스)를 2대 0(6-1 7-6<7-3>)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인도어 대회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이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오르면서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개인 통산 69번째 우승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페더러는 2살 난 쌍둥이 딸의 전화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잔 이날 하락세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초반부터 강하게 총가를 밀어붙여 여유있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3년 윔블던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지난해까지 메이저대회 트로피만 16개나 들어 올리는 등 테니스 코트를 평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톱 랭커 자리에서 내려온 이후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올해는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상승세에 밀리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페더러는 “올해 힘든 패배를 몇 차례 겪었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고 믿었다”며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보이려고 경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즐기려고 테니스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을 되찾고 오는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ATP 투어 파이널스에 참가하는 페더러는 “다음 주가 올 시즌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며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