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선과 자존심 사이… 이대호, 접점 찾을까
입력 2011-11-14 21:14
‘롯데냐, 오릭스냐.’
올해 FA시장의 최대어 이대호(29)가 본격적으로 연봉 협상에 뛰어든다. 프로 선수의 자존심인 몸값을 놓고 이대호가 어느 수준에서 만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대호는 15일 원 소속 구단인 롯데와 협상테이블에서 만난다. 이대호는 오는 19일까지 롯데와 2∼3차례 우선협상을 벌인 뒤 20일부터는 롯데를 제외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대호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구단은 롯데와 오릭스다. ‘이대호=부산’의 이미지가 워낙 강한데다 몸값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대호를 선뜻 영입할 국내 구단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구단 가운데 오릭스 외에 이대호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단은 없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제시할 조건은 ‘계약 기간 2년에 총액 5억 엔(약 73억원), 그리고 세 번째 시즌에 대한 옵션’ 등으로 예상된다. 오릭스는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대호를 FA로 공시하자마자 신분조회를 하는 등 매우 적극적이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롯데의 우선협상권이 만료되는 20일 방한한다는 소문까지 나온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FA 역대 최고였던 2005년 심정수의 4년 60억원에 ‘플러스 알파’를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오릭스가 이미 금액을 공개한 상황에서 롯데도 15일 첫 협상테이블에서 금액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재후 롯데 단장은 14일 “서로 존중할 만한 상식이 있을 것이다. 아직 협상 전이지만 이대호가 상식선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일본 구단과의 돈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롯데가 ‘플러스 알파’로 얼마를 제시하느냐가 이번 협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대호는 이번 협상을 앞두고 “내 가치를 인정해준다면 일본 팀이 나를 원한다고 해도 롯데에 남고 싶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소 3년 80억원 또는 4년 100억원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롯데가 이대호의 자존심을 세워 줄 수 있는 금액을 얼마나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