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軍 ‘리우 점령 작전’… 장갑차 동원 마약갱단 근거지 슬럼가 소탕
입력 2011-11-14 18:20
13일(현지시간) 새벽 4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최대 슬럼가 호싱야 지역에선 대규모 군사작전이 벌어졌다. 동트기 전 짙은 어둠이 깔린 가운데 장갑차에 나눠 탄 3000여명의 병력은 헬리콥터의 엄호를 받으며 호싱야에 진입했다. 2시간 후 군은 상부에 작전 성공 보고를 올렸다.
브라질군이 자국에서 때아닌 군사작전을 펼친 건 다름 아닌 이 지역 마약 갱단 소탕을 위해서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호싱야 슬럼가는 지난 30년 동안 사실상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무법천지였다. 리우 지역의 마약 80%가 이곳에서 거래되고 주민들은 갱단의 위협과 잦은 폭력 사태로 공포 속에 살아야 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 입장에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열기 위해서는 치안 확보가 급선무였다. 특히 호싱야는 리우 도시 중심부와 올림픽 선수촌이 지어질 서쪽 지역을 연결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이 지역 갱단을 소탕해야 했다.
브라질 군·경은 지난 3년간 갱단 수중에 있던 20개의 슬럼가를 탈환해 왔다. 로이터는 “역사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호싱야 탈환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이번 작전을 평했다.
군이 이미 공격 사실을 예고한 바 있어 갱단 대부분은 도망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저항 한번 없이 군은 호싱야 지역을 수중에 넣을 수 있었다.
세르지오 카브랄 리우 주지사는 “이곳에도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며 “이제 이들의 삶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