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서 ‘대학 점령’으로… 시위대 도심서 밀려 이동
입력 2011-11-14 18:20
겨울철이 다가오고 당국의 철거 방침에 따라 ‘도심 근거지’에서 하나둘 밀려나고 있는 반(反)월가 시위대가 대학 캠퍼스로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를 점령하라’ 시위대 지도부는 14일부터 캘리포니아대 10개 캠퍼스와 캘리포니아주립대 23개 캠퍼스, 그리고 2년제인 112곳의 커뮤니티칼리지에 반월가 시위대의 캠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선두에 선 지역은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버클리대)’와 하버드대학이다. 특히 1969년 베트남전 반대시위를 벌이던 학생이 경찰 총격에 사망했던 버클리대 구내의 ‘민중의 공원(People’s Park)’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버클리대 정치학과의 마르코 아마랄은 “캠프를 치고 농성하는 것은 가장 위력 있는 시민불복종 운동의 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대학 구내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것도 장점이다. 샤워시설과 식당, 화장실 등이 근처에 있어 당국이 우려하는 보건·위생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적다. 대학도 시 당국에 비해 우호적이다. 2주 전 캠퍼스에 텐트를 친 듀크대학교 학생 쉬레얀 센은 “대학 당국이 아직까지는 매우 협조적이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지난 10일 유명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수업을 듣던 일부 학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며 하버드 야드로 불리는 캠퍼스 중심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하버드대 당국이 인근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들의 구내 출입까지 통제해 외부인의 합류는 쉽지 않다고 NYT와 하버드대 교지 크림슨 등이 전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