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목회사역은 의무나 짐 아닌, 그리스도의 멍에 지는 선물”
입력 2011-11-14 17:50
영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목회 현장이 당면한 위기를 영성의 입장에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영성이란 궁극적 의미와 존재와 행위의 통합적 차원을 다루기 때문이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문병하)는 11일 지구촌교회 글로벌미션네트워크에서 ‘목회와 영성’을 주제로 제22회 정기 논문발표회를 갖고 목회의 의미와 실천적 과제를 제시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김순성(고신대) 교수는 ‘목회 실천의 본질과 목표 및 방법으로서의 영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목회의 목표를 신자가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연합에 이르는 데 둬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목회 사역이 인간이 해야 하는 그 무엇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 하는 것이라면, 사역은 그 자체가 복음이며 의무나 짐이 아니라 선물로서 그리스도의 쉽고 가벼운 멍에를 지는 제자도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는 목회자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목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에게 목회는 하나님이 약속한 자유와 안식과 기쁨을 맛보고 누리는 삶의 양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는 “목회 사역이란 종교 비즈니스 또는 고객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 대한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시대적 상황에 대면하는 목회자에게 회복되어야 할 실천적 영성으로 첫째 반문화적 영성, 둘째 애통의 영성, 셋째 예언자적 나그네 영성 등을 꼽았다.
백상열 왕대리교회 목사는 ‘확신체험, 목회의 영성적 기초’를 발표했다. 백 목사는 기독교 영성의 핵심은 체험인데 자신의 개인적 삶에서 체험되지 않은 신앙은 참된 신앙이 아니라고 했다. 체험은 하나님을 아는 것과 믿는 것이다. 백 목사는 “믿는 자에게는 은혜와 진리에 대한 성령의 내적 증거, 곧 확증이 있어야 한다”며 “믿음의 증거는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성서적 확신 체험은 종교적 체험이나 현상을 심리적인 것으로 보려는 철학적 관점과는 거리가 멀다. 확신 체험은 오히려 초월 관계에 있는 하나님께로부터 온다. 확신 체험을 통해 믿는 자에게 일어나는 기적은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믿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서적 확신 체험은 개인적이며 전인격적이고 구체적인 성령의 내적 체험을 포함한다.
그러한 체험은 은혜로부터 나오며 말씀의 실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다. 또 과거로부터 돌아서게 되고 종의 신분에서 아들로 변하게 된다. 찬양의 능력을 알게 되고 말이 변화되며 사랑과 경청의 능력이 생긴다.
백 목사에 따르면 신자의 확신 체험은 목회의 비결을 제공한다. 즉 목회는 쉽고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는 ‘나의 영광’을 추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목회가 힘들다고 했다. 목회를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에게 맡길 때 목회적 침체는 극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