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때 공항 입국 인터뷰 없어진다
입력 2011-11-14 21:52
한국과 미국이 양국 여행객의 출입국 심사를 간소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자동출입국심사제도를 위한 준비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한·미 양국에서 ‘신분이 확인된 여행객(trusted traveller)’은 내년 1월부터 출입국 심사관리관의 대면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자동출입국심사대에서 간단한 확인 절차만 거치면 입국할 수 있다. 신분이 확인된 여행객이란 지문 및 얼굴사진 같은 신체 기록(바이오 데이터)이 등록돼 안전성이 보장된 여행객을 의미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아직 어떤 바이오 데이터를 수집할지, 신상 확인 절차를 어떻게 할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모든 회원국을 상대로 자동출입국심사제도 시행안을 제안했으며 일단 한국과 먼저 제도를 운영해 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정상들은 회의 폐막에서 ‘호놀룰루 선언문’을 채택하고 “각 기업과 개인이 낮은 비용으로 친환경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녹색산업 관세는 원칙적으로 2015년까지 5% 이하로 제한되지만 각 나라의 상황이 고려될 예정이다. 중국이 전날 회의에서 “신흥국 사정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관세 인하는 관련 분야에서 강한 미국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정상들은 아울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성장이 멈추고 일자리가 줄어 경기후퇴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한 뒤 “자유무역 확대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를 위해 각 나라 정부가 산업·농업 분야에 보조하는 지원을 제한하는 ‘최소허용보조’ 제도를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중소기업이 자유무역 확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여러 장애를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정상들은 APEC 회원국 간 더 쉽고 빠른 여행을 모색하는 회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태원준 권기석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