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신문 선정성 너무 심하다
입력 2011-11-14 17:55
인터넷신문 광고가 성적인 표현이나 혐오스러운 사진 등 선정적인 묘사를 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용자를 유혹하기 위해 사실을 과장한 이른바 낚시 글도 문제지만 선정적인 광고는 저급한 기사 못지않게 위험하다. 인하대 하주용 교수팀이 국내 주요 종합일간신문의 온라인판을 포함한 인터넷신문 20곳의 첫 화면 광고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어제 밝힌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이 선정적이라고 판단한 광고의 85.1%는 성적인 표현을 담은 것이고, 14.9%는 시술 사진이나 신체 부위를 과도하게 노출하는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다. 선정적인 묘사는 의료나 미용 분야에서 많았다. 미용·건강업 광고의 43.5%, 병원·의료업 광고의 27.9%가 선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청소년들을 비롯한 이용자들의 불필요한 관심을 유발하는 선정적 광고의 유해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일반 기사와 구별되지 않게 교묘히 노출돼 있는 텍스트형 광고는 기만행위로 사기에 가깝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의 광고가 대부분 별도의 외부 규제 없이 업계나 해당 사이트의 자율 규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터넷 신문의 선정성은 외국 온라인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하다. 미국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의 경우 첫 화면에 광고라고는 오른쪽 상단에 연휴 여행 계획을 묻는 항공사 배너 광고가 젊잖게 자리 잡은 것 외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용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킨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인터넷언론의 광고가 훨씬 더 선정성이 심하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연예·오락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는 낯 뜨거운 문구와 사진이 첫 화면을 도배하다시피 한다. 이제 인터넷 뉴스 사이트 업계는 광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자율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이 같은 룰을 지키는 매체에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자세가 정보 신속성에서 앞서는 인터넷 매체의 영역을 넓히는 길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