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위암 치료 위한 ‘루와이 위 우회술’… 당뇨 사라지는 +α효과 거뒀다

입력 2011-11-14 17:49


위암 수술을 받은 후 고질적인 당뇨가 사라지게 됐다는 임상 보고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암팀장 최승호(사진) 교수는 14일 위암에 걸린 위 일부 또는 전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당뇨 환자 50여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70%에서 기존의 당뇨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비만하거나 마른 당뇨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던 ‘루와이 위 우회술’의 당뇨 치료 효과가 위암을 동반한 당뇨 환자들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루와이 위 우회술이란 위장의 일부와 십이지장, 소장 등의 소화기관이 Y자를 이루며 본래 위장이 있던 부위를 거치지 않도록 만들어 체중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위를 잘라서 아주 조금만 남기고, 이를 그대로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소장의 중간 부위로 바로 내려가도록 이어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기존의 소장은 그대로 두어 십이지장 등으로 들어오는 소화액이 계속 흐르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최 교수는 당뇨 환자의 위에 생긴 암을 잘라내는 위암 절제 수술을 하면서 원래 고도비만 환자 치료법으로 개발돼 이른바 ‘당뇨 수술’로 진화하고 있는 이 루와이 위 우회술을 차용했다. 암이 생긴 부위는 어차피 잘라내야 하니까, 위암 절제 수술을 하면서 암 부위가 잘려나가 조금밖에 안 남은 위의 일부를 소장에 직접 연결해줘 십이지장을 우회하도록 해준 것이다.

그 결과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70%가 수술 후 더 이상 당뇨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절제 후 위 재건 수술 시 루와이 위 우회술을 이용한 덕분이다. 이 같은 효과는 위암 수술 전 당뇨가 있더라도 심하지 않거나 체질량지수 27.5(키 165㎝, 몸무게 75㎏) 이상의 과체중 상태일 때 더 높았다.

연구결과는 오는 24∼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63차 대한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최 교수는 “앞으로 위암 수술 후 당뇨 개선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루와이 위 우회술이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위암 합병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