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중국내 한국인 “위법 조심”

입력 2011-11-13 19:45

최근 중국 톈진에서는 이곳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직원이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가다 모터사이클을 들이받고 달아나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이로 인해 모터사이클 뒤에 타고 있던 70대 할머니가 숨지고 운전석의 50대 여성은 중상을 입었다. 이 회사원은 음주 무면허 운전에다 도주까지 겹쳐 무기징역 이하 중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말에는 베이징에서 ‘헤이처’(黑車·불법영업 자가용차)를 타고 가던 한국 회사원 두 명이 헤이처 기사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친 일도 있었다. 헤이처 기사는 이들이 “이 ××” 등 한국말로 자신을 비하하는 대화를 하자 격분해 트렁크에서 흉기를 꺼내 일을 저지른 것. 한국 기업에 출장 중이던 피해자들은 손가락 등에 깊은 상처를 입고 급히 한국으로 돌아가 손가락 접합 수술 등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 유학했던 사람 등 우리말을 알아듣는 중국인은 물론 조선족도 있어 중국에서 상대방의 반감을 사는 한국말을 함부로 했다간 화를 당할 수 있다”며 “잠깐 출장 왔거나 여행 온 사람일수록 이 같은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인이 베이징 노래방에서 술을 마신 뒤 호텔로 향했으나 실종된 경우도 있다. 이 기업인은 지난해 여름 밤늦게 헤이처를 타고 노래방을 떠났으나 행적이 묘연했다. 마침내 25일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을 때는 심하게 부패돼 사망 원인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교민 또는 출장이나 여행차 중국을 방문한 한국 사람들 중 범법 행위나 부주의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매매나 마약 밀매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유흥업소 여종업원을 상대로 성매매를 시도하다 공안에 적발돼 구치소에 수감된 뒤 강제추방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국 거주 한국 교민은 최소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탓에 100만명은 된다는 주장도 있다. 주중대사관 영사부 관계자는 “한국 교민이 증가한 데다 한·중 교류도 늘어나면서 한국인이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에서 범법 행위로 강제 추방을 당하면 그 뒤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