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내무장관 헬기추락 사망… 7년동안 치안장관 3명 숨져
입력 2011-11-13 19:44
프란시스코 블라케 모라 멕시코 내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헬기 사고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7년 동안 치안담당 장관 3명이 항공기 추락사로 사망해 이번 사고도 마약조직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알레한드라 소타 멕시코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내무장관 일행을 태운 헬기가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 산악지역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블라케 모라 장관과 펠리페 사모라 내무부 인권담당 차관, 조종사 등 탑승객 8명이 전원 사망했다.
현지 언론 ‘밀레니오’는 블라케 모라 장관이 이날 모렐로스주(州) 쿠에르나바카에서 있을 검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헬기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12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전격 취소했다. 또 조만간 열릴 미국, 캐나다 등과의 북미정상 회담도 연기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에서는 묘하게도 지난 7년 동안 치안당국 수장 3명이 모두 항공기 사고로 숨졌다. 2005년에는 라몬 마르틴 우에르타 멕시코 공공안전장관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해 6명이 사망했다. 2008년 11월에는 현 정부의 첫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후안 카밀로 모우리뇨 장관이 탑승한 경비행기가 멕시코시티 도로로 추락해 탑승객 9명과 지상에 있던 민간인 7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사당국은 열악한 기상 여건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발표했지만 사고 당사자가 마약갱단의 표적이었다는 점에서 범죄조직의 테러라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블라케 모라 장관도 ‘마약과의 전쟁’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으나 멕시코 당국은 일단 이번 사고도 기상악화로 발생했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블라케 모라 장관은 1990년대 중반 정치권에 입문해 연방의원과 최악의 범죄도시였던 티후아나시(市) 시장을 지냈다. 지난해 7월 북부 바하칼리포르니아주 내무장관을 지내다 내무장관으로 발탁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