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근해서 화물선이 어선 들이받아 8명 실종… 14일 심해잠수요원 투입 선체 수색
입력 2011-11-13 22:43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지난 12일 새벽 화물선과 어선이 충돌, 어선이 침몰하면서 선원 9명 중 1명은 구조되고 8명이 실종됐다.
13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전 2시15분쯤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북서쪽 7.7㎞(4.8마일) 해상에서 69t급 어선 102기룡호와 2116t급 화물선 한진3001호가 충돌해 기룡호가 10여분 만에 침몰했다. 이 사고로 기룡호 선장 김모(62)씨 등 배에 타고 있던 선원 8명이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 당시 기룡호에는 선장을 제외한 선원 8명이 잠을 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조업하던 24t급 어선 210영남호에 의해 유일하게 구조된 기관장 유모(57)씨는 “꽝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어지면서 물이 들어와 갑판에 나와 보니 이미 배가 가라앉고 있었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사고는 한진3001호와 기룡호가 교차 항해를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진3001호는 전남 광양항에서 강철을 싣고 충남 당진항으로 접근하고 있었고, 멸치잡이 어선인 기룡호는 잡은 멸치를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에 부린 뒤 다시 먼 바다로 나가던 중이었다.
화물선의 2등항해사 조모(23)씨는 해경조사 과정에서 “1.6㎞ 전방 오른쪽에서 오는 기룡호가 우리 배를 피해갈 줄 알고 그대로 운항하다 400m까지 접근하도록 기룡호가 피하지 않아 서둘러 배를 틀었지만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해경 관계자는 “어둠 속에서 기룡호의 존재를 파악했다면 당연히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이날 조씨에 대해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조씨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이를 기각했다.
한편 해경은 경비함정 18척과 해경 초계기 1대, 헬기 1대, 해양경찰 122구조대 등을 동원해 이틀째 실종자를 찾고 있다. 하지만 어선이 바다 밑 60m에 가라앉아 있는 데다 물살이 세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14일 민간 심해잠수요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기룡호가 전북 군산 선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군산시청에 사고대책본부를 마련했다.
릐실종자 명단=△김재현(62·선장) △전우식(52) △김정현(51) △양문학(43·중국인) △피월성(40·〃) △장경파(30·〃) △우운용(29·〃) △손금강(41·〃)
태안=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