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TPP 9개국, 자유무역 밑그림 합의

입력 2011-11-13 18:52

미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략적인 윤곽에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8개국 정상들과 회담한 뒤 성명을 내고 “9개국이 자유무역에 대한 대략적인 밑그림에 합의했다”면서 “미래 시장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경쟁력을 창출하고 수출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참석한 9개국은 미국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페루 브루나이다. 9개국은 다음 달 초 협상팀 회의에서 추가 일정을 잡고 내년 가을까지 협상을 타결할 계획이다.

미국은 애초 APEC 정상회의에서 TPP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민감하고 어려운’ 부문들에 대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TPP 최종 합의 시기가 늦춰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지난 11일 TPP 협상 참여를 선언한 일본에 쇠고기 수입규제 철폐, 자동차 시장 진입장벽 개선, 우편회사인 일본우정에 대한 정부의 보험업 우대조치 재검토 등 3개 분야에 대한 개방을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는 일본이 내년 봄 TPP 협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 사전 협상에서 확실한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뜻이다.

일본이 참여한다면 TPP는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당내 TPP 반대파를 의식한 듯 “관련국과 협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혀 논란을 키우고 있다. TPP 찬성론자들은 협상 참여 선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협의 후 추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TPP는 아·태 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해 2005년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4개국이 체결했다. 이후 미국을 포함한 5개국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6차례 공식 협상을 진행해 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