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개문발차(開門發車)…공동협의기구 곧 구성” 야권통합 급물살
입력 2011-11-13 22:29
민주당 지도부와 혁신과통합,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민주진보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 준비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야권통합 협상을 시작했다. 이로써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된 야권 통합 논의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당초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를 아우르는 ‘정당정파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민주노동당이 참여를 거부하고, 한국노총은 내부 이견 문제로 불참하면서 준비모임으로 바뀌었다.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은 일단 이 준비모임을 통해 실무협상에 착수하고 추후 다른 세력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개문발차(開門發車·차 문을 열고 출발)’식으로 다음 달 17일까지 야권 통합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모임 직후 기자 브리핑을 통해 “정당 정파를 초청하는 1차 연석회의를 오는 20일까지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를 준비하는 공동협의기구를 곧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공동협의기구의 역할과 성격에 대해 “연석회의 개최 및 통합 실무협상을 맡게 된다”며 “연석회의가 열린 이후에는 공식 통합정당추진기구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협의기구에는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 김헌태 전략기획위원장과 혁통의 문성근 김기식 상임대표, 정윤재 기획위원장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는 손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최고위원 9명 전원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등 혁신과통합 상임대표 6명이 모두 참석했다. 여기에 박 시장까지 참여하면서 통합정당의 외연을 넓힐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손 대표는 준비모임 공개발언에서 “민주진보 대통합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개인들이 있다”며 “낮은 자세로 (이들을) 설득하고 마음의 문을 더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저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주저함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통합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통합 전대 준비에 최소한 20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오는 27일까지 통합 논의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이 서둘러 준비모임을 발족한 것은 대표자 연석회의가 늦어지면서 손 대표가 당내 ‘독자 전대 추진파’에게 거센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음 달 11일 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서명작업을 진행 중인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은 14일 모임을 갖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