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한국경제 걱정”… 안팎서 경보음

입력 2011-11-13 22:11

아시아가 위험하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교역과 금융부문을 통해 아시아 국가까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2일 일본 도쿄에서 아즈미 준 재무상과 회동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전 세계는 상호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현재 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는 없다”며 세계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아시아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와 단호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구제금융 자금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러시아와 중국, 일본을 순방 중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11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신흥국마저 최근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경제가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국가명은 언급할 수 없지만 한 국가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경제성장률 둔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한다”며 “세계 경제가 상호 의존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 같은 국가가 다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 확산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앞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면서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복잡한 문제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세계은행(WB) 국장도 12일 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유로존 채무위기로 세계 경제 성장이 저해되면서 내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경제가 모두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다른 국가로의 유럽 재정위기 전이 가능성을 강조했다.

실제 유로존 위기 이후 아시아 등 신흥국 침체는 두드러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 주가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17% 급락했고, 신흥국 통화 가치는 15%까지 폭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의 덫에서 벗어나려던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 신흥국들이 유럽과의 연관성 때문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신용경색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아진 김찬희 기자 ahjin82@kmib.co.kr